하와이 여행기 (4)

하와이에서의 마지막 날 아침이 되어 체크아웃을 했다.
룸메 언니도 오늘 체크아웃인데, 오후 비행기라고 해서 오전 비행기를 타야 하는 나는 작별 인사를 하고 먼저 나왔다.
체크인때 있던 분은 아니지만 또 한국인이 계셔서 반가웠다. 방문 기념으로 스티커를 고르라고 하셔서 두 개 골라왔다.
다음에 또 하와이를 혼자 방문한다면 이곳으로 올 것 같다.
마지막 날이라는 생각에 아쉬워서 그냥 주변 사진을 많이 찍었다.
글을 쓰는 지금 생각해보면 참 잘한 일인 것 같다.
당시 이 풍경을 보면서 했던 사소한 생각이 떠오르는 것 같다. 기억이 안날 줄 알았는데.
McCully St를 지나가며 고등학생때 영어 강사님 성함이 McCully였다는 것이 문득 생각나 추억에 잠겼었다.
Google map을 따라 내가 탈 버스가 오는 버스정류장으로 왔는데 왠지 느낌이 쎄했다. 주변 다른 정류장을 찾아보고 있으니 갑자기 google map에 alert가 떴다.
가까이 오면 활성화되는건가? 애초에 길을 이곳으로 알려주길래 따라온건데…
그래서 근처 다른 정류장으로 왔다.
시간을 넉넉하게 잡고 나온 덕분에 타려던 버스를 놓치지는 않았다.
저 멀리 내가 어제 산책을 나갔던 길이 보여 반가웠다.

공항으로 이동하는데 다른 승객들이 하나 둘 캐리어를 들고 탑승할 때마다 저분들도 나와 비슷한 심정일까 싶었다. 어떤 식으로 여행을 즐기셨을까 내심 궁금하기도 했다.

공항에 도착했다. 이때부터 출국해야한다는 것이 확 체감됐던 것 같다.
그런데 아시아나 카운터가 정말 구석에 있어서 이 길 끝까지 걸어야 했다.
ANA는 볼 때마다 학과 알고리즘 동아리가 생각나는데, 그 이름을 의도하여 지은 것일지 궁금하다.

체크인을 하고 짐을 부쳤다.
23kg 2개까지 위탁수하물로 가능한데, 난 20인치 캐리어를 아무리 채워도 23kg까지 만들지 못했다.

확실히 한국, 미국 서부 그리고 일본 노선이 주로 운행되는 것 같다.
아무 생각 없이 걷다가 CREW 전용 출국심사 줄로 입장했는데 다행히 문제가 되진 않았고 내 길을 다시 잘 찾아갔다.

이번엔 너무 급하게 예매한거라 선택지가 없기도 했고, 이착륙 시 보이는 풍경이 좋아서 창가석을 잡았다. 원래 나는 절대 창가석을 잡지 않는다.
오늘 타는 비행기 기종은 B777-200ER인데, 그래도 내 기준 창가석이 3-4-3 좌석 DEFG 자리보다는 낫다고 생각한다.

이번 방문엔 Dole Plantation에 못갔지만 다음에는 꼭 국제운전면허증을 준비해서 방문해보고 싶다.
뚜벅이 혼자 가기에는 조금 애매한 위치에 있었다.

미피가 귀여워서 구경하려고 했는데 가격 보고 자연스럽게 지나쳤다.
차라리 파인애플을 쓰고 있든가 하와이 한정판으로 나왔으면 합리적인 가격으로 느꼈을 것 같기도 하다.

다행히 날이 맑았다. 적어도 기상 문제로 지연이 발생하진 않을 것 같았다.

게이트로 가는 도중 태양의 서커스 홍보물을 마주쳤다.
이번 여름에 부산에서 태양의서커스 쿠자를 봤는데 정말 만족스러웠다. 왠지 미국에서 하는 건 더 스케일이 크고 재미있을 것 같다.
익숙한 브랜드인데 확실히 둘 다 미국거라 그런지 메뉴 선택지가 더 많음을 느꼈다.
마침 이때 친구가 한국의 퀴즈노스 모 지점에서 알바하던 중이었기에 생각나서 연락했다.

목말라서 주스를 하나 사 마셨다.
직원분이 이거 하와이에서만 파는거라고 하셨는데 거짓말인거 알면서도 그냥 사 마셨다.
그냥 그렇게 생각하고 마시면 더 맛있게 느껴질 것 같았다.

게이트 근처에서 대기하고있는데 어떤 분께서 설문지를 열심히 돌리고 계셨다.
거절하는 사람들도 꽤 있었는데 왠지 나 HCI 연구하면서 User study한다고 발로 뛰었던 것이 생각나서 지나칠 수가 없었다.
DBEDT가 뭔가 하고 찾아보니 하와이 주 정부 기관이길래, 간 크게 공항에서 사칭을 할 것 같지는 않아서 성심성의껏 작성해 드렸다.

오늘 내가 탈 비행기
스타얼라이언스 도색이 된 비행기는 처음 봤고, 처음 탑승하는거라 신이 났다.

드디어 탑승을 시작했다. 예정된 boarding 시간보다 20분 정도 지연됐다.
근데 비즈니스 퍼스트 사람들 들어갈 때부터 Final Call을 띄워두시던데…
이제 진짜 한국으로 가야 한다. 필리핀항공 비행기 처음 봤다.
호놀룰루 공항에서 이착륙할 때 옆으로 바다를 볼 수 있는 점이 참 좋다.

한동안 창 너머로 보이는 풍경이 예뻐서 하와이 노선은 창가석에 앉는 것이 불편하지 않다.

역시 장거리 노선의 인천행 첫 기내식은 비빔밥이다.
그런데 비빔밥도 좋지만 쌈밥 또 주시면 좋겠다…

기내식 먹고 잠들었는데 일어나니 이쯤이었다.
정말 행복했다… 아이패드도 노트북도 전부 오버헤드 빈에 넣어두었기에 간만에 자유로움을 느꼈던 것 같다.

일본 상공에 진입할 때쯤 두 번쨰 기내식이 나왔다.
내 취향은 아니었지만 그럭저럭 잘 먹었다.
저기서 과일이 제일 맛있었다.

거의 다 왔다. 별 탈 없이 잘 다녀와서 다행이었다.
나는 여행을 참 좋아하는 것 같다. 앞으로도 여행을 많이 가보고 싶고, 도전을 주저하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다.
하와이는 유명한 신혼여행지라고 하지만 혼자 가더라도 충분히 많은 것을 즐길 수 있었다.
앞으로 누군가가 내게 여행지를 추천해달라고 말한다면 주저 없이 하와이를 추천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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